(로맨스소설) 스타와 여배우 - 김신형

(로맨스소설) 스타와 여배우

By 김신형

  • Release Date - Published: 2016-04-11
  • Book Genre: Romance
  • Author: 김신형
Our rating: 5/5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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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여배우 H양, 딴따라랑은 연기 안한다?    스타일보 2009. 5. 28

세계적인 감독 강재석의 차기작 ‘소녀에서 여인으로’는 
오로지 여배우 H양을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해 큰 화제를 몰았었다. 
이에 H양의 상대 배우로 가수겸 연기자인 그룹 B의 멤버 L군이 캐스팅 확정되었으나 
H양은 가수출신 연기자와는 호흡을 맞추지 않겠다고 돌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그에 따라……

침대 위에서 나른한 단잠에 빠져 있던 채희는 초인종이 울리는 것도 무시한 채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이불 삼아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이내 울리던 초인종이 뚝 하고 끊겼고 누군가 주먹으로 현관문을 ‘쾅쾅’쳐대기 시작했다. 
일어날까 말까, 일어날까 말까, 오늘 스케줄이 있었던가 부터 생각하다가 
어제 영식이에게 아무런 언질을 듣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며 채희가 다시 그 소리를 무시했다. 
그녀도 어지간한 무신경이었지만, 상대방은 그 무신경함을 뛰어 넘을 정도로 악착같았다.

결국 더듬거리는 손이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지만 이내 가방 안에서 분리된 채 잠자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곤 애써 몸을 일으켰다.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베개에서 떨어지자마자 정전기를 일으키며 채희의 얼굴에 달라붙자 
한 손으로 거미줄 걷어내듯 쓸어 올린 그녀가 어기적어기적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케줄도 없는 이런 날에 자신의 집에 올 사람은 자영과 석우 밖에 없었다. 
분명 어제 전화를 씹어 아침 일찍 석우가 자신과 한바탕 하러 왔을 것이다. 
화가 날 때마다 알아서 들어오지 않고 꼭 잠이 든 채희가 일어날 때까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 석우의 습관을 알기에 
채희가 곧이어 닥쳐올 폭풍을 예감했다.

얇은 슬립에 가디건 하나를 걸치고 현관문으로 나가기 직전까지 쾅쾅울리던 문은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거짓말처럼 소음을 멈췄다.

“그래그래, 내가 죽을 죄인…….”

문을 열었지만, 석우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석우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뒤이어 문을 두드린 그 상대를 확인하자마자 닫았지만 
상대는 문 틈 사이에 자신의 오른쪽 발을 끼워 넣고 수월하게 문을 잡아당겨 열었다.

“이거 안 빼요?”

“실례하겠습니다.”

리진이 신발을 벗고 채희의 허락도 없이 집 안에 들어섰다. 

“뭐라도 좀 입죠?”

그제야 슬립 차림인 자신을 내려다 본 채희가 어림도 없다는 듯 현관문을 가리켰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이죠? 당장 나가요!”

잘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도 유분수지,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기어 들어온단 말인가.

채희가 소리치자 리진이 채희의 오른손을 잡아 자신이 들고 있던 대본을 그 손바닥 위에 놓았다.
 아직 잠이 덜 깬 건지, 앞의 남자가 아침 댓바람부터 정신이 나간 건지, 혹은 자신이 정신이 나간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얼떨결에 대본을 받아 들었다.

“다음 달 초에 들어갈 드라마에요. 사극이고, 내 역할은 왕의 호위무사. 현대극은 몇 번 해봤지만 사극은 나도 처음이에요.”

성질 같아서는 니놈의 사극 프로필마저 내가 외우고 있어야 하냐! 라고 소리쳐주고 싶었지만 
일단 지금 이렇게 무례하고 일방적인 남자의 행동을 납득하지 못했기에 그 이유를 들어 보기로 했다.

“내게 가르쳐 봐요. 당신이 말한 그 연기라는 거.”

어제 이 남자에게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한 채희가 이번엔 리진의 손바닥 위에 자신이 받았던 대본을 탁 소리 나게 올려놓았다.

“지금 부탁이라는 단어의 기본 뜻조차 이해하지 못하시는 모양인데, 사전 뜻을 잘 찾아보시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요.”

속으로 열을 셀 때까지 남자가 나가지 않으면 핸드백을 뒤져 배터리와 분리된 휴대폰을 합체시켜 경찰에 신고 해야겠다 마음먹은 채희가 리진을 쏘아봤다.

“당신이 사로잡힌 그 편견 내가 깨주겠어. 그러니 날 가르쳐.”

“편견?”

“가수는 연기 못한다는 그 편견!”

아, 이 포기란 걸 모르는 도련님은 채희를 편견으로 똘똘 뭉친 아둔한 여자로 몰아가고 있었다.

“부탁하는 입장이 누구?”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예능에서는 자기가 선배라더니 선배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 남자구나 싶었다. 
눈앞의 리진을 올려다보던 채희가 돌연 뒤를 돌아 신발장으로 가 맨발에 9cm의 사고 나서 한 번도 신지 않은 구두를 꺼내 신었다. 
얇은 굽이 가녀린 다리의 각선미를 아슬아슬하게 살려주자 갑자기 무슨 행동이냐는 듯 리진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자고로 배움을 청하러 왔다는 것은 스승으로 모시겠다는 뜻. 사제간(師弟間)의 예를 올리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구두 굽이 정확히 리진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픔에 리진이 한쪽 무릎을 휘청하며 무릎을 꿇자 그를 내려다보게 된 채희가 잇새로 나직이 내뱉었다.

“더 험한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 집에서 나가.”

어제 먹고 목구멍에 얹혀 있었던 순대국밥이 다이렉트로 장까지 쑥하고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십년 묵은 체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통쾌한 기분은 오랜만이었기에 자신의 단잠을 깨운 남자가 아주 조금은 덜 미워 보였다.

“내 앞에서 호언장담을 해놓고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당신이 말하는 그 잘난 연기, 알려 줄 자신조차 없는 사람이 내게 설교한 겁니까?”

핸드백을 찾으러 방으로 들어가려던 채희가 리진의 말에 휙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얼굴은 아픈 다리 때문에 오만상으로 찌푸려져 있으면서도 여전히 자존심 하나는 그대로인 기세를 보아하니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자고로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가는 데도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했는데 꼴랑 집에 한번 무작정 쳐들어와서 내 연기 스킬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하면 
얼씨구, 내 오늘날까지 살아온 게 바로 너 같은 싸가지 제자를 만나 전수하려 함이로다. 하며 알려줄 줄 알았나요? 
이 사람이 그 나이 먹도록 꿈만 먹고 살았나. 꿈도 커라.”

“삼고초려? 그것만 하면 됩니까?”

“아나, 떡이다!”

주먹으로 감자나 먹어라 표시를 해보이며 채희가 혀를 내보였다.

이쯤 되면 리진도 더 이상 참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가 성큼성큼 채희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에서 전의를 느끼곤 
그녀가 힐을 신은 엉거주춤한 모양새로 침실로 뛰어 들어가 문을 잠그려 했으나 리진이 한 발 더 빨랐다.

채희의 어깨를 잡아 자신을 보게 돌리자 그녀가 그에게서 벗어나려 바둥거렸다.

“내가 지금 누구 연기 가르칠 정도로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

“당신 눈에는 내가 한가해 보여서 이러는 걸로 보여?”

리진이 허리를 숙여 채희의 얼굴 앞에서 으르렁대자 그녀가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오히려 그가 자신쪽으로 그녀를 잡아 당겼다. 
그에게 안기다시피 목덜미를 잡고 고정시키는 통에 고개를 돌릴 수도 없었다. 
이 남자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기에 남자의 눈동자가 렌즈를 끼지 않은 다갈색이라는 것을 채희는 처음 알았다.

그녀가 반박하지 않자 서로의 숨소리 이외에 거실은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결국 참다 못한 채희가 입을 열었다.

“이 민망한 상황에서 좀 벗어나고 싶은데…”

“가르치겠다고 말만 해, 그럼.”

배우겠단 남자가 아직도 이런 고자세를 준수하고 나오자 채희가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그대로 이마로 들이 받으려 바둥거렸다. 

“너 몇 살인데 자꾸 반말이야?”

“스물여섯.”

“배우고 싶으면 꼬박꼬박 말 높여! 그리고 어제 내가 했던 말을 아직 깨닫지 못했으면 비유 하나 더 해줄게. 
내가 너한테 가수 되고 싶다고 노래 가르쳐 달라고 하면 넌 가르치고 싶겠니?”

이렇게 말 잘하는 여자가 아나운서가 아닌 왜 배우를 택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거랑 지금 니가 이렇게 떼쓰는 거랑 똑같거든? 
리진 씨, 우리 그냥 토크쇼에서만 봅시다, 응? 서로 터치 안하고 공적인 문제로만 보자고요! 이렇게 사적인 문제 말고!”

“나도 노래 가르칠 테니까 당신도 가르쳐, 그럼.”

열 받으면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 자신의 입이 기어이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건 명백히 알 수 있었다. 
여기서 OK를 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투지를 엿본 마당에 더 이상 그녀가 물러 설 곳이 없었다. 
게다가 지금 남자는 채희의 몰골을 미처 의식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꼬락서니를 너무도 절실히 잘 의식하고 있었다.

“내가 출연했던 드라마, 영화, 뮤지컬, 연극 등등 내가 나왔던 건 몽땅 다 찾아서 보고 편당 감상문 A4 다섯장 이내로 정리해서 가져와요.”

“뭐?”

여기서 어영부영 승기를 놓쳤다가는 남자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리란 걸 빤히 알았기에 채희가 덧붙였다.

“사부가 제자에게 내 주는 첫 번째 숙제. 그걸 보고 당신에게 연기를 가르칠지 말지 결정하겠어요. 리진 씨, 어디 한 번 날 감동시켜 봐요.”

십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그녀가 출연했던 드라마와 영화, 심지어 연극까지 다 찾아보려면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부족할 것이다. 
게다가 이미 막이 내린 연극이나 뮤지컬 녹화 테잎의 행방은 채희조차 몰랐으니 그건 이 눈앞의 남자가 하기에 달렸다.

자신이 던진 말의 파장이 앞으로 다가올 시련의 허리케인인 줄도 모른 채 그 말을 던질 때의 채희는 어느 때보다 즐겁고 신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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